PD도 아니면서 그 현재도 아닌 미래를 논하는 게 좀 과하단 느낌도 있지만, 내친김에 하나 더!
현재 있는 부서에서는 2012년 7월 23일에 런칭한 지상파들의 연합으로 만들어진 N스크린 서비스인 푹(pooq)에 관한 일을 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고, 안정성 등 기초적인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푹의 미래를 상상할 때면 늘 설레이곤 한다.
언젠가 다이어리에 이런 글을 썼다.
멀지 않은 미래에 푹의 방대한 방송 콘텐츠, 풍부한 메타데이타, 그리고 검색 능력이 조합되면
푹은 현재의 PD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부분적일테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건 아닌 한계가 있지만...
예를 들면,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푹은 과거 문재인에 관한 보도 영상, 인터뷰, 프로그램, 토론 장면 등을 불러오고(Aggregate)
정확하고도 풍부한 메타데이터에 기반해 알고리즘으로
일정한 분량의 방송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가령, 시간순대로 사람들이 1만 번 이상 조회한 영상을 조합한다든지...
그렇게 되면 그런 영상이 초기에는 기대이하의 퀄러티일 수 있지만,
거기에 대한 새로운 피드백이 활용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고,
결국 일정 수준 단순조합에 있어서는 평균 수준의 PD는 뛰어넘을 것이다.
이것을 직접 시청자들에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PD교육, 제작시 참조 등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기술과 창의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진정한 시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PD는 우뇌에서 나오는 통찰력, 직관, 창의력 뿐만 아니라
좌뇌에서 나오는 객관성, 데이터분석력, 수리능력 등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보다 나은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주장하는 '양뇌잡이형 인재'이다.
최근 푹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들을 분석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과 지식들이 우리의 모든 사업의 뿌리인 콘텐츠로 다시 흘러들어가서 그 뿌리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구글 검색도 처음에는 허접했다. 그러나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점차 그 검색의 정확도는 향상되었다. 푹에도 엄청난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구글 수준으 아니더라도, 기존의 분단위 시청률 정보를 뛰어넘는 정보들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PD가 직접 이런 분석을 하게 되진 않겠지만, 최소한 그러한 분석된 데이터의 결론은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영화 트레일러를 만들 때 뇌신경과학을 활용하고 있다. 전체 영화를 보여주고 뇌파가 가장 긍정적으로 반응한 장면들을 조합해서 트레일러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다.
현재 PD들은 조연출 시절 일명 '예고편' 만들기부터 자신들의 연출력을 테스트 받는다. 그런데 그 과정이 a la carte. 물론 장점도 있지만, 모든 것을 개인의 역량으로 혹은 도제식 수업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일정 부분 이미 어딘가에서 활용하고 있는 기술과 데이터를 쓸 수 있다면, 실제 PD들의 '촉'을 더욱 발달시켜 줄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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