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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마케팅/MBC

방송경영, 누구?

by jwvirus 2012. 4. 26.

방송경영(Broadcasting Management).

이름만 들어서는 방송사를 경영하는 경영진 혹은 임원진의 느낌이 강하다. 무엇을 하는 직렬인지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려진 바가 없다. 그래서 방송경영이란 직렬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일단 가장 드라이하게 기능과 부서로 설명을 하면 방송경영은 방송사의 경영지원(인사, 회계, 총무)과 비지니스(국내외 사업, 광고, 협찬, 마케팅)를 주업무로 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인원은 추가적으로 회사의 기획조정본부(정책협력, 전략기회, 예산기획, 관계회사 관리)와 비서실(사장 비서실)의 업무를 맡는다. 마지막으로 일부는 각 제작부서의 전반적인 운영업무를 백업하기도 한다(예, 드라마운영부 등).

원래는 방송행정이라는 명칭으로 시작했으며 MBC에서는 2005년 이후 방송경영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행정, 백업, 지원 등의 의미가 부각되고는 하는데 이런 사고의 연장선에서 김재철 사장이 '도시락 지원' 등의 비하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방송경영은 그 명칭만 바뀐 것이 아니다. 새로운 방송환경과 경쟁구도 속에서 갈수록 그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방송사는 지금까지 안정적인 독과점적 지위를 누려왔고, 광고는 완판이 당연하고 사업과 공연 등은 부가적인 그리고 생색내는 성격이 짙었었다. 이 시기에는 전통 경영지원 부서들이 중시되었다. 그러나 SBS 출범, 케이블 방송 시작 등으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IMF외환위기로 광고시장이 급속히 위축되자 방송사는 이전에 익히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들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제작, 보도 우위의 사고로 방송경영직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종편이 2011년 출범하면서 리쿠루팅을 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면, 종편사들이 가장 공을 들인 스카웃 중 하나가 바로 '광고영업' 인력들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스카웃이 진행되진 못했다. 종편이 그들에게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방송사들에게 경쟁이 일상이 되고 그렇기에 마케팅, 기획, 전략 등의 단어들이 일상언어가 되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방송경영은 경쟁환경에서 방송사가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고, 제작된 콘텐츠를 탁월한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의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3S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Strategy / Sales / System 이 세 단어에 방송경영의 역할과 존재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중요한 것은 제작, 보도 등 기존 메인스트림과의 관계정립이다. 현재 백업적 성격과 지위는 부분적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 인사, 회계, 총무 등의 경영지원부서가 백업부서임은 당연하고 그렇기에 더욱더 타부서를 완벽하게 백업하도록 사내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스템 엔지니어링에 나설 필요도 있다.(우리나라 방송 제작 시스템은 30년 이상 큰 혁신 없이 그자리에 머무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회의문화 하나만 혁신되어도 많은 게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제작부서와 광고, 마케팅, 사업은 보다 긴밀하게 협의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고, 오히려 보도와는 확실하게 내부적으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자본권력의 언론 장악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편성-광고의 분리 원칙 엄수)

기획부서는 앞서가는 정보력과 적극적인 대외협력을 통해 기업의 환경을 유리하게 구축하고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등의 업무는 물론 기업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전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방송경영.

아직은 전문적인 독자영역이 잘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수년내에 훌륭한 선후배들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그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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