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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들

금요일을 시작하며

by jwvirus 2010. 3. 12.


나의 인생의 열정과 목표를 상실한 것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금요일 아침이었다.
새로워지는 것이 힘겹게 다가와, 더욱 큰 스트레스를 주었다.

의미를 찾아 여기까지 왔건만 본질과 애초의 의도는 잃은 채 남들과 같은 생각으로
똑같은 고민과 번뇌를 쌓아가고 있었다.

순간 내 자신이 초라했고, 한심했고, 시시했다.
지나친 자기비하는 좋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일시적으로 그런거라며 친구가 위로해 주었지만
난 알았다. 이건 구조적인 문제야. 이건 슬금슬금 나를 갉아먹어온 나태가 오늘에서야 붕괴라는 급작스런 사건으로 다가온 거야. 깨달았다.

회사에서 처음 한 일은 동기들 소집이었다.
커피숍에서 모닝커피와 함께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 회의를 위해 다들 뿔뿔히 흩어졌다.

그래도 달달한 커피모카와 바닐라라떼가 나의 육체를 달랬다.
다시 돌아온 책상은 내 인생처럼 어지러웠다.

팔을 걷어붙이고 정리에 들어갔다.
그간 일을 참 많이도 했구나. 그러나 정리하며 분류하는 걸 빼먹었구나.

정리를 하며 동계올림픽에 관한 예측기법이나 방법론은 맞았으나 그들의 공격성과 적극성을 충분히 담지 못한
숫자를 보며 아쉬웠고 자극되었다.
아, 중요한 건 계산이 아니라 그 식에 들어갈 변수x를 정확히 잡아내는 것이구나. 수식은 누구나 알아낼 수 있지만, 변수는 어려우니.

금요일인데 다시 시작한다.
우울했던 마음은 바쁨으로 대충 가려두었다.

그러나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문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곧 그래야 한다. 일단, 다시 시작한다.

인생이 좋다는 건. 그게 월요일이든 금요일이든. 내가 다시! 라고 외치는 순간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 끔찍하더라도 언제고 사랑한다 외칠 수 있는 그대여, 또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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