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마케팅/마케팅

시청률과 드라마 마케팅

by jwvirus 2012. 1. 23.

MBC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단 6회만에 32.9%(수도권 기준, AGBNielson 자료)를 돌파했다.

최근 드라마 중 아마 가장 가파른 상승세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해품달>을 열심히 보던 중 한겨례21에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어떤 노래가 대중의 뇌를 자극하나" - 정재승 
http://h21.hani.co.kr/arti/COLUMN/142/31193.html

사회집단의 행동에 동조하려는 성향은 대뇌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처음에 아무 정보 없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쾌락의 중추인 ‘미상핵’(Caudate nucleus)이 활성화됐다. 반면 인기 순위를 알고 난 뒤 노래를 들을 때는 선호도는 올라갔지만 미상핵의 활동이 늘어나진 않았다. 오히려 고통이나 역겨움을 표상하는 ‘섬피질’(Insular cortex)이 활성화됐는데, 노래에 대한 대중의 인기가 자신의 취향과 다를수록 그만큼 ‘대중의 선호에 따라야 한다’는 감정적 부담이 커지지 때문에 10대의 뇌 안에서 고통과 관련된 섬피질이 활성화된 것이다.

이 글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포인트와는 다르게 난 이 부분에서 왜 최근에 항상 드라마를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할 때 연관검색어로 "000 시청률"이 뜨는지 알게 되었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다수의 행동에 동조하려고 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SNS가 가져온 TV시청 행태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동조현상'의 가속화이다.
최근 드라마들은 한 쪽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그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가령, 1회를 보고 나서 그 드라마의 시청률을 검색한다. 그리고 그 시청률이 별 볼 일 없으면 다른 드라마를 기웃거린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드라마는 어떤 것인가...하고.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이탈과 유입은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보다 더 가속화된다. (내 가설일 뿐이고 추가 검증 필요하겠지만...)


그렇다면 이 드라마를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1. 드라마가 소위 '뜨면' 그 동조현상이 가속화되도록 하는 게 포인트다.

2. 따라서 시청률이 20%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시청률이 부각되도록 하는 게 유효하다.
 - 예를 들면,
   "단 6회만에 32.9% 돌파! 경이로운 기록! 아역 등장에만 벌써 대한민국의 1/3이 울고 울었다!"

3. 그리고 이걸 다음 7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방송사는 프로그램 마케팅이 소극적인 '홍보'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많은 연예기자들에게 글을 써주기를 바라며 좋은 '꺼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테면 <해품달>이라고 치면 그 7회가 이뤄지기 전 집중적으로 4~5일간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일종의 IMC 캠페인. 단순 자사 채널 스팟(예고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포털 배너 활용, 다양한 이벤트(예를 들면 전국민 대상의 시청률 예측 이벤트 등), 오프라인 게릴라성 이벤트 및 바이럴, SNS계정을 통한 Relationship구축 등. 만약 여기서 3억 정도의 예산을 집중해서 시청률 올리기(35% 이상)에 성공한다면 이후 돌아올 매출은 '최소' 3억 이상은 될 것이다.

4. 중요한 건 여기에 방송사 홍보팀만이 아닌 전문 홍보 대행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문가에게 맡겨라. 

5. 마지막으로는 욕심을 버리는 것.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더더욱 마케팅이 되는 상품의 본연의 가치가 중요하다. 일전에 영화 마케팅 전문가 강의에서 마케팅의 영역을 10% 내외로 본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영화 <해운대>와 같이 CJ같은 어마어마한 마케팅 전문기업의 힘이 능력을 발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마케팅이 카버하는 영역을 10%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니 마케팅의 결과로 10%할 드라마를 15%로 만드는 건 과도한 기대다.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무리한 요구로 무리한 목표설정을 하게 되고 결국 무리한 수단으로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 물론 30% 드라마에 3%를 보태어 33%를 만드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 그리고 점차 격화되는 경쟁환경에서 10%는 엄청 큰 숫자다. 그 차이에 의해 1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를 품은 달>과 같은 드라마는 흔치 않다.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잘 살리는 방송사가 진짜 저력 있는 회사다.
우리 회사의 홍보팀과 제작진, 그리고 광고국에게 응원의 글로 이 긴 글을 남긴다.
새해엔 복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