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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마케팅

미디어렙 바로 알자 _ 끼워팔기에 대하여

by jwvirus 2012. 1. 9.

미디어렙 논의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끼워팔기(Tie in Sale)'입니다.

끼워팔기를 광고판매 업계에서는 '연계판매'라고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끼워팔기라 함은

"거래 상대방에게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개별적으로 판매되어야 할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2개의 상품을 조립함으로써 단일상품(개별적인 특징이 있는)이 되는 경우, 2개의 상품이 조립되어 판매되었다 하더라도 고객이 각 상품을 단일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경우, 2개의 상품간에 기능상 밀접한 보완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 등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 "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또한 일반적으로는 끼워팔기에 대해서는

기업간의 자유 및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상대적으로 약세에 있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1990년〈독점 규제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과 기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여 금지해왔으나 법 집행의 투명성을 위해 1996년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은 ①일방적으로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②터무니없이 싸게 팔거나 혹은 비싸게 구입하여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 끼워팔기나 회사 직원에 대한 판매 강요 등 부당한 거래를 강제하는 행위 ④지위의 우월함을 이용한 부당한 거래 행위 ⑤거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⑥허위 과장광고, 경쟁사에 대한 비방적인 내용 등 부당한 표시나 광고 행위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한 부당한 자금지원, 인력지원 행위 등으로 모든 사업분야에 공통적으로 해당된다.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현재 코바코라는 독점 미디어렙에서 행하고 있는 끼워팔기의 양상은 보통 이렇습니다.

MBC에 광고를 월 1억 하려고 하면, 일단 지역MBC에 조금, 종교방송(CBS,PBS)에 조금, 그리고 독자생존 불가능한 OBS에 조금, 게다가 YTN라디오에도 조금씩 광고를 구매해야 합니다. 의사에 관계 없이요.

그래서 결국 1억으로는 MBC광고를 1억원 어치를 다 살 수 없고, 8천만원만 MBC로 가고, 2천만원은 지역MBC, CBS, PBS, OBS, YTN-FM 이런 곳의 광고를 조금씩 사줘야 합니다. 이게 결국 코바코의 독점력에서 오는 핵심 판매전략이었습니다.

개별 방송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떤 방송사는 억울하고 어떤 방송사는 황송한 것이죠.
MBC, KBS, SBS 모두 같은 입장으로, 자기에게 들어올 돈의 20% 이상을 경쟁사에게 주게 됩니다. 반면, 받는 입장에서는 별로 노력도 없이, 그리고 별다른 이유도 없이 이 체제 속에서는 계속 돈이 들어오는 거죠.

개별 사업자의 노력을 무시하는 판매 방식, 결국은 전체적인 방송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야기시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아직도 방송사 다니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상당히 나이브합니다.
일반 기업에 다니시는 분들이 상상도 못하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지요...


또다른 불만은 광고를 구매하는 기업들이 갖게 됩니다. 자기들이 들고 온 돈의 80%만 가치 있는 상품으로 주고, 별로 원하지 않는 상품을 20%로 얹어서 준다는 거죠. 그것도 광고효과가 1/2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품이고요.


코바코에서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볼까요.

 



이 자료는 이례적으로 코바코가 공개한 자료입니다.
원 소스를 찾고 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네요.

대신 이건 경향신문 기사에서 찾아온 자료입니다.
"미디어렙 입법 안되면 중소방송들 존립 위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282206365&code=940705



연계판매라고 되어 있는 부분 = 끼워팔기 입니다.
즉, 이 부분이 독점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지역과 종교방송의 지원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상파방송3사와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다소 억울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 미디어렙 법안에 의하면 MBC만 더 억울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SBS웃고, MBC 우는 이유"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20107134210&type=xml 



이번 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금지하고 있는 끼워팔기를
그냥 문자 그대로 법에 못박고 있습니다.

사실상 위헌 소지가 다분하고 국제통상에서도 제소될 여지가 큰 조항입니다.

그런데 종교방송사들이 SBS미디어렙으로 갈지 아니면 KBS와 MBC를 묶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라는 미디어렙으로 갈지를 선택할 수가 있는데요.

지금의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 전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SBS미디어렙으로 가기 보다는 현 공사 미디어렙에 남을 것으로 보여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아는 사람도 훨씬 많고(즉, 기존 영업망 활용 가능) 또 먹거리도 훨씬 풍성(MBC+KBS)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여기 방송사들이 좀 더 너그럽죠. ^^;;;


그러면 모든 종교방송과 기타 중소방송사까지 합하면 연 948억 원의 연계판매(끼워팔기)를 해줘야 합니다.
법에는 심지어 직전 회계년도 5년치의 수준으로 매출을 보장하라고 써 있거든요.


거기에 지역MBC에 돌아가는 끼워팔기까지 하면 1,145억 원을 더해서 연간 총 2,093억 원을 끼워팔아야 합니다.

문제는 SBS가 나가면서 모수가 줄었다는 겁니다.

MBC 본사(서울)가 2010년에 올린 광고매출은 총 5,215억 원입니다.(TV에 라디오까지 더한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문제가 좀 보이시나요?


MBC는 5,215억 원을 벌면서 지역에 1,145억 원을 나눠주고, 또 종교방송과 중소방송사에 최대 948억 원을 나눠주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최악의 경우 자기 몸집의 40%를 떼어 줘야 하는 겁니다.

SBS는 자기들 민방만 책임지고요, KBS가 일부 책임을 지겠지만 이번 수신료 1,000원 인상으로 연간 약 2,000억 원 정도의 금액이 더 들어옵니다.

이건 명백한 MBC 죽이기...라는 거죠. 제 아무리 담백하고 냉철하게 표현하려고 해도,
자기 매출의 40%를 떼주고, 방송발전기금도 몇백억씩 내고, 또 법인세까지 내라는 건...
너무 심합니다.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고 근거 없는 차별이지요.



끼워팔기를 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금지하고 있는지, 그 취지는 명백합니다.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입니다. 

SBS에게는 자사 렙을 챙겨주고, KBS에는 수신료 인상을 해줘서
MBC를 3류 방송사로 전락시키겠다는 겁니다.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Gap으로는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MBC가 계약한 외주드라마를 SBS나 KBS가 균형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전략적으로 불러서
뺏아가게 된다면 MBC의 현 구조 하에서는 2~3년을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공정한 경쟁환경은 사라지고 Unfair Game에서 생존하기에 급급한
배고픈 언론사의 말로를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