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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들

그대, 당신은 랜덤 친구를 가졌는가?

by jwvirus 2013. 2. 2.

우리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대부분 학교 동창, 직장 동료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댓글을 보다보면, 자연스레 "어? 이 녀석도 얘를 아는군..." 하게 되는데 그만큼 나의 친구는 또다른 나의 친구와 친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전혀 나와 배경이 다르고 성향도 다른 사람과 우연히 만난 모임에서 친구가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친해지는 친구를 랜덤 친구라고 불러보자. 가령, 당신이 압구정에 있는 성형외과 의사라면, 압구정 성형외과의들끼리는 당연히 서로 잘 알테지만, 헬스클럽에서 우연히 친해지게 된 사람이 알고보니 자신의 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MBC PD라고 한다면?

당신은 방금 당신에게 김태희를 소개시켜 줄지도 모를 새로운 '랜덤 친구'를 얻은 것이다. (물론, 작가 김태희를 소개시켜 줄 확률이 더 높겠지만...)

요새 열심히 줄 쳐가며 읽고 있는 '부의 기원'에서 소개된 재미 있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뉴먼과 왓츠라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1. 만약 전체 인구가 1천 명이고, 한 사람은 각자 10명의 친구가 있되 '랜덤 친구'가 전혀 없다면, 임의로 뽑은 두 명의 사람 사이에는 대략 50명의 간극이 존재한다. 즉, 한 다리, 두 다리, 세 다리... 오십 다리를 건너야 아는 사이라는 것이다.

2. 그러나 만약 10명 중 25%가 랜덤 친구라고 가정을 변경하면? 그 간극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어 무려 3.6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즉, 그만큼 끼리끼리 노는 사람보다 두루두루 아는 사람이 마당발이라는 뜻이겠다

기업에서도 한 분야에 사람들이 오래 있다보면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너무 많은 비효율(여러 다리를 건너야 담당자와 컨택이 될테니..)이 발생하게 된다. 즉, 끼리끼리의 네트워크만 구축되므로 마당발들이 별로 없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의사소통이 오래 걸리고, 일처리가 늦은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GE는 이런 문제점을 간파하고 이곳저곳의 직원들을 서로 섞어버리는 인사를 적절히 사용한다는고 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내의 소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훨씬 더 많은 연결선들이 생겨서 두루두루 서로 알게되어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해주고 생산성도 높여준다는 것이다.


결국 위 이야기에서 기업, 지역, 국가 등 그 어떤 조직이라도 끼리끼리가 심해지면, 사회내 소통이 원할하게 이뤄지기 어려워진다는 너무나도 평범한 결론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불통도 어쩌면 그 원인을 너무 끼리끼리로 변해버린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엔 학교에 가면 찢어지게 가난한 친구부터 동네 유지까지 모두 한 반에 있었다. 그러니 동창들이란 네트워크는 사회의 수평과 수직을 가로지르는 망의 역할을 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실은 언뜻보면 더 평등해 보이지만, 그 해당 교실내에서의 비교가 아니라 다른 동네 학교와의 비교를 해보면 차이는 더 커져버렸다는 걸 볼 수 있다. 


여튼, 내 주변엔 얼마나 다양한 친구들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마, 세상에 대해 지적하기 전에 내 주변부터 살펴보는 게 중요할테니. 간만에 떠오르는 녀석들에게 전화라도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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